프롤로그 – 길 위의 하루는 식탁에서 완성된다 까미노의 하루는 걷는 데서 시작하지만, 결국 식탁에서 완성된다. 순례자들은 해가 뜨기 전 길을 떠나, 메세타의 바람과 산길의 오르막을 지나며 땀을 쏟는다. 그리고 저녁이 되면 마을 식당, 알베르게의 공동 테이블, 혹은 작은 바의 한 구석에 앉아 하루를 마무리한다. 지친 얼굴이지만, 테이블 위의 빵과 와인, 그리고 함께 둘러앉은 동료 순례자들의 웃음 속에서 하루의 무게가 풀린다. 식탁은 단순한 끼니가 아니라 위로와 교감, 새로운 이야기의 출발점이다. 물과 와인 – 낯선 문화의 충격 한국 순례자들이 가장 먼저 놀라는 풍경은 바로 물값과 와인값의 역전이다. 한국에서는 당연히 무료로 제공되는 물이 스페인에서는 유료다. 반대로 와인은 무료로 제공되거나 아주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