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 순례길 3

[까미노 길 위의 풍경] “고개를 넘는 순간 보이는 넓은 벌판 – 놀라움의 연속”

고개를 넘는다는 것의 의미까미노의 길에는 수많은 고개들이 있습니다. 작은 언덕도 있고, 피레네처럼 거대한 산줄기도 있습니다. 그러나 순례자들에게 고개를 넘는 경험은 단순히 지형을 통과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신이 지고 있던 무게를 시험하고, 그 끝에서 새로운 세계와 맞닥뜨리는 과정입니다.저 역시 수차례 고개를 넘으면서 깨달았습니다. 고개란 늘 불안과 기대가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입니다. 땀으로 얼룩진 셔츠가 등을 파고들 때, 다리에 근육통이 차오를 때, 마음속에서는 “언제쯤 끝날까”라는 조바심이 올라옵니다. 하지만 발걸음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고개를 넘는다는 건 곧 스스로와의 약속이기 때문입니다.오르막의 시작 – 무거운 발걸음, 그리고 침묵순례자들이 고개에 다가서면 누구나 말수가 줄어듭니다. 서로 ..

카테고리 없음 2025.08.20

[나는 왜 까미노를 생각하는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며 함께 걷는 길

길 위에서 마주친 ‘타인의 고통’까미노 길 위에서는 누구나 아프다. 그것이 발바닥의 물집이든, 무릎의 통증이든, 혹은 마음속 깊은 곳의 오래된 상처이든 간에 말이다. 이 길에서 고통은 ‘개인의 것’으로만 남지 않는다. 걷다 보면 옆사람의 절뚝거림을 보게 되고, 낯선 이의 눈가에 고이는 눈물을 목격하게 되며, 때로는 고통을 나누어 지는 동행자가 되기도 한다. 타인의 고통을 알아차리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그리고 그 공감이야말로 순례길이 만들어내는 가장 특별한 기적 중 하나다.벤치에서 발을 주무르던 마르타의 고백레온 근처의 한 시골 마을. 낡은 나무 벤치에 앉아 있던 '마르타(42, 이탈리아)'는 두 손으로 발을 꼭 감싸쥔 채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발바닥이 터져 걷기 힘들어 보였던 그녀..

카테고리 없음 2025.08.20

[까미노 길 위의 풍경] 순례길을 걷는 다양한 모습

프롤로그 – 순례길의 수많은 발걸음 스페인의 대지를 가로지르는 까미노, 이 길을 걷다 보면 누구도 똑같은 발걸음을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금세 알게 된다. 누군가는 묵직한 배낭을 지고 묵묵히 두 발로만 길을 밟아 나가고, 누군가는 작은 수레를 끌며 더딘 걸음을 이어간다. 또 어떤 이는 자전거로, 혹은 말 위에 앉아 과거의 기사처럼 순례를 이어가고, 때로는 버스와 걷기를 병행하며 현실적인 이유로 자신의 길을 완성하는 이들도 있다. 이 풍경은 마치 인생을 비추는 은유와도 같다. 살아가는 방식이 저마다 다르듯, 순례길 또한 “하나의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그 길을 어떻게 걸었는가가 아니라, 왜 그 길 위에 섰는가 하는 질문이다. 내가 길 위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걸음을..

카테고리 없음 2025.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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