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길 4

《바람과 발자국 – Camino Journal》 Day 5. 오리손에서 론세스바예스로

오리손의 아침과 첫 발걸음 오리손 알베르게의 아침은 이른 새벽부터 분주하다. 좁은 도미토리 안에서 알람 소리가 여기저기 울리고, 아직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창밖으로는 차가운 산바람이 스며든다. 전날 저녁의 시끌벅적한 저녁식사와 건배의 여운은 사라지고, 이제는 모두가 긴장된 얼굴로 짐을 꾸린다.오늘 하루는 프랑스 길 전체에서 가장 험난하고도 상징적인 날 ―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 땅에 들어가는 여정이기 때문이다.배낭을 어깨에 걸치는 순간, 어제보다 무겁게 느껴진다. 단지 10킬로그램 남짓의 짐인데, 오늘은 그 무게가 훨씬 크게 다가온다. 긴 하루에 대한 두려움, 날씨에 대한 불안, 체력에 대한 의문이 모두 짐의 무게에 더해지는 듯하다. 그러나 이 길 위에서는 누구도 그 무게를 대신 들어줄 수 없다. ..

카테고리 없음 2025.09.12

《바람과 발자국 – Camino Journal》 Day 4. 바이욘에서 생장피드포르, 그리고 오리손까지

아침, 바이욘역의 긴장된 공기아침 일찍 바이욘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역 앞 광장에는 이미 여러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단순한 여행객의 모습이 아니라, 대부분 배낭을 멘 순례자들이었다. 각자 다른 나라에서 왔지만 그들의 옷차림과 눈빛은 하나의 공통된 긴장과 설렘으로 묶여 있었다. 나와 아내도 무거운 배낭을 등에 지고 서 있었는데, 순간 “이제는 정말 시작이구나”라는 실감이 밀려왔다.역사 내부는 소박했지만 붐볐다. 매표소 근처에는 순례자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기차 대신 순례자 전용 버스가 생장피드포르까지 운행된다고 했다. 이 작은 변화 하나에도, 나는 ‘내가 지금 특별한 여정에 서 있구나’라는 묘한 자각을 했다.버스에 올라, 생장으로 향하다버스 안은 이미 순례자들로 가득했다. 독..

카테고리 없음 2025.09.11

📢 공지 – 새로운 연재를 시작하며

그동안 이 블로그에서 함께 나누었던 [나는 왜 까미노를 생각하는가]와 [까미노 길 위의 풍경] 시리즈는 많은 분들의 공감과 응원을 받으며 이어져 왔습니다.이제 그 여정을 한 단계 더 확장하여, 실제 산티아고 순례길 체험을 소설적 서사와 기록으로 풀어내는 대장정을 시작합니다.그리고, 산티아고순례길 너머에 있는 더 큰 그림 "걷기"에 대한 세상도 걸러 헤쳐나갈 것입니다. 새로운 시리즈 – [ 바람과 발자국 – Camino Journal ] 앞으로 이 공간에서 연재될 본편은 “산티아고 순례기” 입니다.실제 800km 프랑스길 전 구간을 하루하루 따라가는 장편 서사주인공의 눈을 통해 그날의 구간에서 보이는 풍경, 만나는 사람들, 마을의 일상과 음식 이야기가 펼쳐집니다길 위에서 자연스레 흘러나..

카테고리 없음 2025.09.01

나는 왜 까미노를 생각하는가 ? ⑩

“걷기 명상으로 마음을 비우고 채우는 시간”걷는다는 것의 마법우리는 바쁩니다.걷는 것조차 빠르게, 효율적으로.하지만 까미노에서는 걷는 속도는 생각의 속도이고,마음의 흐름을 따라 걷는 행위 자체가 하루 종일 이어지는 명상이 됩니다.스마트폰도, 약속도, 할 일도 내려놓은 채오로지 나만을 데리고 걷는 30일.그 시간은 언제부턴가 생각을 비우고, 감정을 정리하고, 삶을 정돈하는진정한 명상이 됩니다. 걷기 명상 – 까미노가 주는 선물순례길에서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됩니다.새벽의 이슬, 발끝에 스치는 바람마주치는 이방인과의 “부엔 까미노”돌길을 따라 걷는 수 시간의 고요한 시간그리고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아무 생각 없이 걷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게 됩니다.그 순간,마음속의 불안과 복잡함이 흘러내리고,고요가 그 자..

카테고리 없음 202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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