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자기 자신을 위한 선물이란
현대인의 삶은 늘 남을 위해서 돌아간다. 가족, 직장, 사회, 그리고 비교 속에서 자기 자신은 늘 뒷전으로 밀려난다. 하지만 까미노는 우리에게 묻는다.
“마지막으로 당신 자신을 위해 선물을 준비한 게 언제입니까?”
이 길은 가장 오래 걸리는, 그러나 가장 값진 선물이다.
잊혀진 ‘나’를 다시 부르는 길
사람들은 일 속에 파묻혀 자기 자신을 돌보지 못한다. 고통이나 시련을 겪을 땐 오히려 자기 자신을 잊는다. 하지만 극복 이후에는 자기 자신을 다시 돌아보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선물을 줄 자격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까미노의 길 위에서는 ‘평범한 나’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깨닫는다.
왜 자신에게 선물을 주는가
- 라파엘(42, 스페인)
“20년간 가족을 위해 일만 했어요. 퇴직 후 처음으로 나를 위해 걷는 거죠. 까미노는 제 자신에게 준 가장 긴 선물입니다.” - 소피아(35, 이탈리아)
“번아웃으로 무너진 뒤, 내 자신을 다시 사랑해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이 길은 나를 위해 쓰는 가장 긴 휴가이자 치료예요.” - 민수(29, 한국)
“취업 준비 3년, 실패감에 갇혀 있던 제게 까미노는 ‘내가 아직 괜찮다’는 확인이었어요. 저는 제 자신에게 용서라는 선물을 주고 싶었어요.” - 안네(60, 독일)
“남편을 떠나보내고, 저는 빈 껍데기 같았어요. 하지만 지금 걷는 이 시간은 내 영혼에게 주는 선물이에요. 여전히 살아 있다는 선물 말이죠.”
걸음 속에서 주는 선물 –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
까미노는 세상의 모든 소음을 차단해준다. 걸음마다 들려오는 건 내 심장 소리, 바람 소리뿐. 이 시간만큼은 가족도, 직장도, 경쟁도 존재하지 않는다.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이야말로 가장 큰 선물이다.
고통 속에서 얻는 자각
많은 순례자들은 까미노에서 신체적 고통을 겪는다. 물집, 통증, 탈진. 그러나 그 순간 깨닫는다.
“이 고통을 견뎌내는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구나.”
고통을 통해 자기 자신을 새롭게 존중하는 선물이 주어진다.
순례자들의 이야기
- 마리아(54, 아르헨티나):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나니, 내 인생은 무엇인가 싶었어요. 그래서 까미노는 내게 ‘나만을 위한’ 선물이에요.”
- 토마스(40, 체코): “투자 실패로 모든 걸 잃었죠. 그러나 까미노에서 깨달았습니다. 돈이 아니라 내 자신이야말로 지켜야 할 최고의 자산이라는 걸요.”
- 하루코(46, 일본): “일본 사회의 경쟁은 늘 저를 갉아먹었어요. 하지만 까미노는 제게 숨 쉴 틈을 줬습니다. 나 자신을 되찾은 선물이지요.”
일상으로 돌아갈 때 남는 선물
산티아고 대성당 앞에 도착했을 때 순례자들은 울고 웃는다. 왜일까? 단순히 완주했다는 성취감 때문이 아니다. 그들은 자기 자신에게 준 가장 긴 선물을 끝까지 지켜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선물은 돌아가서도 계속된다. 평범한 일상이 더 이상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에필로그 –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길
까미노는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인다.
“네가 걸은 이 시간은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너를 위한 가장 긴 선물이었다.”
삶이 평범해 보이더라도, 살아낸 것 자체가 기적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이미 자기 자신을 가장 깊이 사랑하는 선물을 받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