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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까미노를 생각하는가?

가슴 속 깊은 죄책감을 씻기 위해 – “끝없는 길 위의 고해성사” 씻기지 않는 마음의 얼룩사람의 마음 속에는 누구에게도 쉽게 꺼내놓지 못하는 한 조각이 있습니다.그것이 크든 작든, 때로는 그저 “그럴 수 있었던 일”일 뿐인데,우리는 스스로를 가차 없이 심판합니다.어느 날, 지인의 한마디가 오래전 사건을 떠올리게 했습니다.무심코 지나쳤던 사람의 눈빛, 나의 선택으로 상처받았을지도 모를 누군가,그리고 그때 하지 못한 사과.그것들은 세월 속에서 잊히는 대신, 서서히 더 짙어진 얼룩이 되어 마음 한 구석을 무겁게 눌렀습니다.그래서 저는 까미노를 떠올렸습니다.끝없이 걷는 동안, 발걸음마다 묵직한 죄책감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그리고 혹시, 그 길 위에서 용서를 구할 용기를 얻을 수 있을까. 죄책감과 길 – 무게를 ..

카테고리 없음 2025.08.12

[까미노 길 위의 풍경] 레온 – 시간과 믿음이 공존하는 도시

― 순례길 위, 중세와 현재가 나란히 걷는 곳 길 위에서 만난 또 하나의 ‘멈춤’메세타의 끝없는 평원을 지나, 드디어 붉은 기와 지붕이 펼쳐진 도시가 보였다. 바람은 여전히 거칠었지만, 레온의 모습은 마치 오랜 친구처럼 나를 반겼다. 여기서는 시간도, 발걸음도, 심지어 마음도 잠시 속도를 늦춘다.도시와의 첫 만남 ― 대성당 앞에서레온의 심장은 단연 '레온 대성당(Catedral de León)'이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첨탑, 그리고 벽면을 가득 채운 스테인드글라스는 순례자의 피로를 한 번에 씻어낸다. 아침 햇살이 유리 조각을 통과해 바닥 위에 쏟아질 때, 그 빛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편지처럼 느껴진다.한 노신부가 성당 앞을 쓸고 있었다. 내가 인사를 건네자 그는 짧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여행..

카테고리 없음 2025.08.09

나는 왜 까미노를 생각하는가?

빚진 삶의 무게를 내려놓기 위해― 까미노, 내가 나에게 용서하는 길 멈추지 못했던 이유들“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마음속에 문득 떠오른 이 말 한마디.누구에게도 빚을 졌다고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늘 무언가에 빚지고 있다고 느끼며 살았다.부모에게, 사회에게, 실패한 과거에게, 혹은 나 자신에게.하루하루를 채무자처럼 살아내는 일상.그건 단지 통장의 잔고 때문만은 아니었다.더 잘해야 한다는 기대, 실망시켜선 안 된다는 죄책감, 미루어둔 감정의 청구서…그 모든 것이 마음의 빚이 되어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그리고, 까미노가 떠올랐다. 까미노는 ‘도망’이 아닌 ‘내려놓음’이다많은 이들이 순례길에 오르는 이유 중 하나는세상을 등지고, 나를 되찾기 위해서다.하지만 내게 까미노는 ‘회피’가 아니었다. 오히려 ‘..

카테고리 없음 2025.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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