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시작까미노를 시작할 때,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배낭을 무겁게 메고 출발한다. 나 역시 그랬다. 혹시나 해서 챙겨 넣은 옷가지, 필요할지 모른다는 불안으로 넣어둔 약품, 읽지 않을지도 모르는 책까지. 출발선에서 배낭의 무게는 기대보다 훨씬 더 무거웠다. 그러나 몇 시간이 지나자 나는 깨달았다. 내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건 단순히 물건이 아니라 불안이었다는 것을. 길이 알려주는 배움 며칠을 걷다 보면 순례자들은 공통적으로 같은 경험을 한다. 배낭 속을 열어 불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꺼내 알베르게에 두고 간다. 그 과정은 단순한 짐 덜기가 아니다. 내 마음속 불필요한 욕심과 집착을 내려놓는 훈련이다.프랑스에서 온 한 순례자가 내게 말했다.“첫 주는 무게에 짓눌렸고, 둘째 주는 버림을 배웠어요. 그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