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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노 길 위의 풍경] 부르고스 대성당 – 고딕의 정수, 하늘로 향하는 믿음

― 부르고스에서 멈춰 선 이유 순례자의 걸음이 멈춘 순간이른 아침 안개가 남아 있던 부르고스의 거리.거친 돌길을 따라 걷던 나의 걸음은 어느 순간 멈춰섰다.눈앞에 펼쳐진 것은 거대한 고딕의 성소, 부르고스 대성당이었다.순례길에서 수없이 많은 교회와 예배당을 마주했지만,이 대성당은 달랐다.숨이 멎을 듯한 그 아름다움.건축이 아니라 신앙 자체가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느낌이었다. 이 성당은 단지 ‘종교의 공간’이 아니라, ‘인간의 손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고백’이었다. “길을 걷던 나는 멈췄다.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돌의 숲 앞에서.”건축의 경이 “이 성당은 말이 아니라 천장을 보고 기도하게 만든다.” 부르고스 대성당(Catedral de Santa María de Burgos)은1221년, 페르난도 3..

카테고리 없음 2025.08.07

나는 왜 까미노를 생각하는가?

죽음과 삶을 깊이 생각하는 사색의 여정 ― 까미노, 삶의 끝에서 다시 삶을 바라보다 죽음을 떠올리는 순간, 삶은 선명해진다우리는 살아가면서 '죽음'을 종종 외면한다.너무 무겁고, 너무 멀고, 너무 불편해서.하지만 언젠가 반드시 다가올 것이라는 사실을우리는 알고 있다.까미노를 걷는 동안,나는 그 죽음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순간들과종종 마주쳤다.묘비 옆을 지나고,한 노인이 ‘다음 해엔 못 올 수도 있어’라고 말하고,메세타의 황량한 풍경 속에 문득‘내가 만약 여기서 멈춘다면’ 이라는 생각이 떠오른다.그런 순간들마다삶은 오히려 더 또렷하게 다가왔다.순례길 위의 묘비와 철십자가 – 죽음을 마주하는 장소들까미노에는 죽음을 기리는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포세바돈(Pocebadón)의 철십자가(Cruz de Fer..

카테고리 없음 2025.08.06

[까미노 길 위의 풍경] 팜플로나 – 투우의 도시, 순례자도 머무는 곳

― 전통과 열기, 그리고 조용한 걸음이 만나는 교차로 도시가 바뀌었다, 내 리듬도 잠시 멈췄다몇 날 며칠을 들판과 산길만 걷다가갑자기 ‘도시’라는 풍경을 마주하면 마음이 어색해진다.팜플로나에 도착한 날도 그랬다.좁은 골목길 대신 아스팔트와 자동차 소리,자연의 냄새 대신 커피와 구운 고기의 향.그러나 동시에,이 도시에는 길 위에서 흔히 느낄 수 없는 묘한 열기가 있었다.“팜플로나에 도착했구나.”한참을 걷고 나서야나는 이곳이 단순한 중간 기착지가 아니라,**‘멈춤을 허락하는 도시’**임을 깨달았다.투우와 순례의 교차점, 팜플로나팜플로나는 스페인 북부 나바라 지방의 중심 도시이자,전 세계적으로는 **‘산 페르민 축제(투우 축제)’**로 가장 유명하다.축제 때면 수천 명이 모이고,거리엔 하얀 옷과 붉은 스카프가..

카테고리 없음 202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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