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71

나는 왜 까미노를 생각하는가 ? ⑲

내가 나를 돌보는 시간, 셀프케어의 길 — 아무도 챙겨주지 않을 나를, 내가 돌보는 법을 배우는 길 “괜찮아?” 그 말, 누구에게 했는가살다 보면 우리는 너무 자주 다른 사람의 안부에 익숙해진다.“괜찮아?” “많이 힘들었지?”그 따뜻한 말들은 늘 누군가를 향하지만,그 ‘누군가’에 나 자신은 거의 포함되지 않는다.까미노를 걷는 어느 날,비 오는 들판 한가운데서 나는 멈춰 섰다.그리고 문득 생각했다.“나는 나에게 이 질문을 해본 적이 있었나?”그날부터, 나의 순례는세상의 기대와 역할에서 벗어나오직 나를 위한 ‘셀프케어’의 시간이 되었다. 길 위의 셀프케어 — 걷기, 쉬기, 먹기, 기록하기까미노 위에서의 하루는 단순하다.걷고, 쉬고, 먹고, 자고.그리고 틈틈이, 기록한다.도시에선 ‘해야 할 일’에 쫓기며쉬..

카테고리 없음 2025.08.04

[까미노 길 위의 풍경] 중세 성당과 수도원 – 길 위의 유산

“돌은 말을 하지 않지만, 그 안에 기도가 있습니다” 아침 햇살 아래의 석조 건물새벽 안개가 마을을 감싸고, 흙길 위를 걷던 부츠 밑창이 서서히 돌길로 바뀔 때쯤—어느덧 눈앞에 나타나는 고풍스런 석조 건물. 첨탑은 아직 안개 속에 가려 있고, 입구는 고요히 닫혀 있다.“이건 수도원이야.” 옆에서 걷던 독일인 순례자가 속삭인다.“12세기 경, 베네딕토 수도자들이 여기를 지었다고 들었어요.”나는 고개를 들어 그 웅장한 건축을 바라본다.돌 하나하나가 마치 무게감 있는 기도를 간직한 듯했고,그늘진 회랑은 수백 년간 반복된 침묵과 명상의 시간들을 머금은 듯했다. 성당은 쉼터이자, 길의 이정표였다까미노를 걷다 보면, 마을 어귀마다 마주치는 성당과 수도원들.그들은 단지 종교적 공간을 넘어,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실질..

카테고리 없음 2025.07.30

나는 왜 까미노를 생각하는가 ⑱

글쓰기, 그림, 창작을 위한 영감의 여정— 세상이 아닌 내 안의 목소리를 다시 듣기 위하여 작은 멈춤 없는 수신행위다글이 막히고, 그림이 흐릿해지고,어떤 말도 색도 나에게서 멀어질 때가 있다.컴퓨터 앞에 앉아, 하얀 종이를 바라보며,나는 내가 더 이상 쓸 말이 없다고, 그릴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그것은 재능의 고갈이 아니라,삶의 감각이 메말라 있던 시기였다.창작이란 결국세상과 나 사이의 미세한 떨림을 포착하는 일인데,나는 너무 오랫동안 같은 공간, 같은 시간 속에 갇혀 있었던 것이다.그때, 나는 까미노를 떠올렸다. 걷는다는 것, 세상을 스케치하는 시간 까미노 위에서 나는 다시 관찰자가 되었다.자갈길을 밟을 때마다 달라지는 발의 감각무성한 들꽃 사이로 흔들리는 바람의 결고개 너머로 떨어지던 석양의 ..

카테고리 없음 2025.07.28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