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그림, 창작을 위한 영감의 여정— 세상이 아닌 내 안의 목소리를 다시 듣기 위하여 작은 멈춤 없는 수신행위다글이 막히고, 그림이 흐릿해지고,어떤 말도 색도 나에게서 멀어질 때가 있다.컴퓨터 앞에 앉아, 하얀 종이를 바라보며,나는 내가 더 이상 쓸 말이 없다고, 그릴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그것은 재능의 고갈이 아니라,삶의 감각이 메말라 있던 시기였다.창작이란 결국세상과 나 사이의 미세한 떨림을 포착하는 일인데,나는 너무 오랫동안 같은 공간, 같은 시간 속에 갇혀 있었던 것이다.그때, 나는 까미노를 떠올렸다. 걷는다는 것, 세상을 스케치하는 시간 까미노 위에서 나는 다시 관찰자가 되었다.자갈길을 밟을 때마다 달라지는 발의 감각무성한 들꽃 사이로 흔들리는 바람의 결고개 너머로 떨어지던 석양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