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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미노 길 위의 풍경] 메세타를 걷다 – 고요함과 바람의 끝없는 풍경

joyskim 2025. 8. 13.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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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세타란 무엇인가

메세타(Meseta)는 스페인 중부 고원 지대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까미노 데 프란세스에서 부르고스와 레온 사이, 약 220km에 걸쳐 펼쳐진 평원으로, 고도는 평균 800m 안팎. 농경지가 대부분이며, 하늘과 들판, 그리고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흙길 외에는 특별한 지형 변화가 없습니다.

나무가 드물어 그늘이 거의 없고, 여름에는 강한 햇볕이, 겨울에는 차가운 바람이 길을 지배합니다. 어떤 순례자는 이 단조로운 구간을 ‘걸을 가치가 없는 지루한 길’이라며 건너뛰기도 합니다. 그러나 또 다른 이들은 바로 이 메세타를 ‘진짜 까미노가 시작되는 곳’이라고 부릅니다.

“첫 번째 순례에서는 메세타를 피했어요. 두 번째 순례에서는 걸었죠. 그때 깨달았어요. 이곳이야말로 길의 본질이 시작되는 곳이라는 걸.”
— 한 순례자의 회고

 

 

 

 

메세타를 걷는 홀로 있는 법

메세타에서는 발걸음이 단조롭습니다. 길과 풍경이 거의 변하지 않기에, 마음은 점점 내면으로 향합니다.

“The Meseta stripped away my expectations. At first I hated the endless flatness, but somewhere in the middle, I realized I wasn’t walking to see — I was walking to feel.”
— Reddit의 한 순례자

단순함이 주는 지루함이 처음엔 힘들 수 있지만, 그 고요 속에서 불필요한 생각이 사라지고, ‘나만의 까미노’가 시작됩니다.

 

 

순례자의 경외와 고요 속 반응

 

메세타를 ‘정신의 구간(Mind phase)’이라 부르는 이도 있습니다. 걷는 몸이 충분히 적응한 시점에, 마음이 비로소 자신의 목소리를 듣게 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Reddit의 또 다른 순례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If you’re not into solitude… you’ll hate the Meseta. … But for me, that’s the point.”

고요함이 주는 해방, 그리고 자신과의 대화는 이곳에서 비로소 깊어집니다.

 

메세타에서 길 위의 감정들

메세타에서 순례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은 고요, 공허, 그리고 충만입니다.

  • 고요: 잡음이 없는 환경에서 오롯이 걸음과 호흡만 남는 순간.
  • 공허: 끝이 안 보이는 길에 마음이 흔들리는 시간.
  • 충만: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이 차오르는 순간.

“Here, under the open sky, there’s no hiding. The land is as honest as your thoughts.”
— Good Life Pilgrim 블로그

 

 

 

메세타, 순례자의 렌즈로

일부 순례자는 메세타를 **‘정신의 테스트’**로 여깁니다. 풍경이 단순한 대신, 스스로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봐야 하는 구간이기 때문입니다.

Nic Freeman 블로그에서는 이렇게 묘사합니다.

“Walking through the Spanish Meseta… you accomplish a goal all by yourself.”

다른 이들은 메세타에서 사랑, 상실, 후회, 희망이 얽힌 감정의 실타래가 풀려나간다고 말합니다.

 

메세타 체험담

  • 혼자의 시간: “아무도 없는 길 위에서, 나는 내 과거와 대화를 시작했다. 바람이 심판도, 위로도 해줬다.”
  • 리듬의 발견: “들숨과 날숨, 그리고 발자국이 한 박자처럼 이어질 때, 나는 비로소 자유로워졌다.”
  • 감사의 순간: “그늘 하나, 물 한 모금이 축복이 될 줄은 몰랐다. 메세타가 가르쳐준 건 단순함 속의 충만이었다.”

 

 

정리해보면

메세타는 화려한 장면을 약속하지 않습니다. 대신, 가장 나다운 길과 마주하게 합니다. 바람과 햇빛, 그리고 끝없는 평원은 생각을 비우고 감정을 정돈하게 만듭니다.
어떤 이는 메세타를 피하고, 어떤 이는 메세타를 위해 까미노를 걷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이곳을 끝까지 걸은 사람의 마음속에는 고요한 강 하나가 흐른다는 것입니다.